2023년 3월 29일 국제사회는 큰 이변을 마주하게 됩니다
중국이 중동산 액화천연가스(LNG) 6만5천 톤을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했는데요, 천연가스는 석유와 마찬가지로 달러로 결제하는것이 국룰인데 사상 처음으로 위안화로 결제된 것 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시진핑 주석이 언급하길, 중국은 걸프협력이사회 국가로부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위안화로 결제 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 같은날 브라질 역시 중국과의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에 위안화와 브라질 자국통화 헤알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인데요, 지난해에는 약 1,715억 달러, 우리돈 226조원의 교역액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처럼 중국은 친중 세력 국가들과 또한 기존 친미세력 국가들의 빈틈을 노려 위안화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데요, 미국이 중동국가들과 사이가 애매해지는 틈을 타서 그들과 협력관계를 맺어가고 있는 중 입니다.
중국옆으로 붙고 있는 국가들
사우디는 중국 주도의 정치, 경제, 안보 동맹인 상하이협력기구(SCO) 합류를 선언했는데요, 이는 더이상 사우디가 미국편이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는 1%도 되지않던 위안화 결제 비중을 16%로 끌어 올렸습니다. 중국은 중동과 러시아, 브라질등 친 중 정책 관계를 쌓아가며 위안화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안화는 지난 100여년간 세계를 지배해온 기축통화 달러를 흔들 수 있을까요?
먼저 그렇다면 달러는 어떻게 기축통화가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미국과 손을 잡다
1945년 2월 14일,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제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수에즈 운하에 정박해 있던 미군 전함에서 사우디의 당시 국왕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를 만났습니다. 사우디는 1930년대부터 석유를 발굴하기 시작했는데요 미국은 이런 사우디의 석유를 노렸습니다. 지금에야 사우디가 중동의 산유국으로 부자국가지만 당시에는 미국의 시선에서는 그저 가난한 나라였으나 루스벨트 대통령은 최대한의 예우와 환대를 통해 사우디의 마음을 샀습니다. 그리고 사우디와 미국은 공식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동맹 관계가 되었습니다. 세계 최강 군사력의 미국이 사우디의 안보를 책임져주니 사우디는 주변국으로부터 보호받고 대신 미국은 사우디로부터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받기로 한거죠.
이후 1974년 '패트로 달러 협정'을 맺으면서 더욱 견고한 관계가 되었죠. 패트로 달러 협정이란 사우디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거래할 때 달러로만 결제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달러는 세계 통화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 후 달러는 각국 외환보유고의 주축이 되었고 당연히 세계 경제에 미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미국 사우디와 균열이 생기다
하지만 이런 사우디와 미국의 견고했던 관계는 2010년대에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균열이 생기게 됩니다. 그동안 산유국은 중동과 남미 뿐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었던 것 입니다. 생각해보면 80년대 기준 자원예측으로 석유는 몇십년후면 고갈 될 것이라 예측했는데 이것이 틀린 이유는 지속적으로 세계에 유전이 발견 되면서 그렇습니다. 즉, 셰일혁명으로 더이상 미국은 중동국가의 기분을 맞춰줄 필요가 없어진 것 입니다. 사실상 이제는 동맹관계가 아닌 경쟁 관계가 되어버린것이죠. 계속되는 미 중 패권전쟁 때문에 아시아의 중요성이 높아져 중동의 전력적 가치는 예전보다 많이 낮아졌고 중동에 집중되어있던 미국의 군사와 외교 초점을 중국 견제로 전략이 바뀌었습니다.
사우디가 추진중인 네옴시티도 이런맥락에서 더 이상 석유가 미래를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 이기도 합니다.
사우디를 불편하게 만든 미국
2015년 오바마 정부는 사우디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미국은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이란의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이란 핵 협정'에 합의했습니다. 사우디는 이란과 오랜 적대 국가 였는데 미국이 이란의 손을 잡자 심기가 불편해졌는데요 이런 관계속에 2019년 이란의 무인기가 사우디의 주요 석유 생산시설 두 곳을 공격하였는데 미국의 애매한 반응을 보였고 이에 두나라의 갈등은 심화되어 갔습니다.
자말 카슈끄지 암살사건
미국과 사우디의 불편한 관계는 2018년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사건으로 불을 지피게 됩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언론인이었던 자말 카슈끄지는 사우디의 왕가를 비판하는 반체제 언론인이었는데 2018년 알수없는 무장단체에 납치되어 시신 조차 찾을 수 없게 암살되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우디왕가가 개입되었다고 유추만 했을뿐 배후를 정확하게 발표하지는 않았는데 2021년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승인을 했다고 강력히 비판하면서 관계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사우디와 친해지는 중국
중국은 바로 이런 미국과 사우디간의 균열의 틈을 파고 들었습니다. 2023년 3월 중국은 베이징에서 이란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 합의를 이뤄냅니다. 이란과 사우디의 외교 수장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하는 모습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란과 사우디는 각각 수니파와 시아파로 서로 원수지간으로 2016년부터 외교관계를 단절한 상태였는데 이 둘의 관계가 미국이 아닌 중국의 중재로 외교 정상화에 합의에 이른것이지요.
이는 중국의 내정불간섭 원칙 덕분이라는 의견이 있는데요, 중국은 외교 원칙으로 자국의 국내 문제를 타국의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지닌다고 주장하는 원칙입니다. 이에 반해 미국은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세계의 경찰을 자청하는것과는 반대 논리입니다.
점점 세력을 확대하는 브릭스 (BRICS)
지난 2006년 만들어진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끄는 경제기구입니다. 미국과 유럽등 경제강국에 대응하여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은 5개국이 결성한 기구 입니다. 현재 아르헨티나와 이란이 회원국을 신청하였고 여기게 사우디아라비아도 회원국 가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브릭스가 이런 관심국가들을 전부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면 세계는 미국과 유럽연합 vs 브릭스 국가 체제가 될 확률이 큽니다.
점차 약해지는 달러 파워
중국, 러시아, 브라질등 세계 많은 나라들이 달러 채권을 매각하고 위안화 비중을 늘리는등 달러의 힘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인플레이션과 실리콘밸리은행(SVB)파산 등으로 금융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그 틈을 이용해 신흥국을 중심으로 위안화의 국제화 시도를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속에서 지난 2022년 3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판매의 일부를 위안화로 결제하기 위해 중국과 저극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물론 미국과 사우디의 협정을 파기 하지 않는한 이는 불가능하지만 그로부터 1년후인 올 3월, 중국 수출입은행은 사우디 국영은행과 위안화 대출 협력을 마쳤습니다. 사우디와 중국이 양국 교역에서 위안화를 사용하겠다는 뜻입니다.
위안화는 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까?
중국의 세계 영향력 확대는 집요합니다. 신흥국들에게 자본을 대고 영향력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는대요. 과거 달러는 넘치는 세계 국가들의 채권으로 인해 무너지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느나 지구가 망해도 결국 믿을것은 달러뿐이라는 믿음으로 다시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가 또 있는데요, 여전히 세계 국가들의 달러 외환 보유고는 60%에 달하고 위안화의 비중은 2% 밖에 안됩니다. 게다가 달러를 대체 하기 위해서는 기축통화국에 맞는 결제 시스템과 개방적이며 투명한 금융시장을 운용해야 하는데 중국은 국가가 환율에 개입하는 등 투명하지 못하고 신뢰도가 낮아 달러를 대체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입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세계는 지금 어디로 흘러 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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